RISC-V

An Open, Free Instruction Set Architecture (개방되고 자유로운 명령어 집합 아키텍처)

— RISC-V 인터내셔널 슬로건

ARM 로열티 아끼려다가 개발자들 갈아 넣느라 추가 수십 억 원의 인건비를 지출하는 아키텍처. 공짜 라이선스라는 악마의 속삭임에 넘어가 맨땅에 헤딩하는 임베디드 코더들의 눈물1

1. 개요

UC 버클리 대학에서 최초로 제안되어 개발된 오픈소스 CPU 명령어 집합 아키텍처(ISA). 누구나 특허료나 로열티를 한 푼도 내지 않고 자유롭게 가져다 쓸 수 있으며, 필요에 따라 커스텀 지시어를 쑤셔 넣을 수 있어 ARM의 오만한 과금 모델에 지친 전 세계 빅테크 기업들의 탈출구이자 차세대 반도체의 영웅으로 각광받고 있다.(...)

2. 모듈러 구조가 선사하는 커스텀의 자유

RISC-V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고도의 모듈러 디자인(Modular Design)이다. 가장 원초적인 정수 연산 베이스 규격인 'RV32I'나 'RV64I'를 뼈대로 삼고, 그 위에 곱셈 장치(M), 아토믹 명령어(A), 부동소수점 처리 장치(F/D) 등을 레고 블록 조립하듯이 조립할 수 있다. 인공지능 연산 특화 유닛을 제멋대로 추가해도 라이선스 시비가 걸리지 않는 광활한 자유도를 자랑한다. 단, 이렇게 다들 파편화되어서 설계하다 보니 공통 표준 개발 생태계가 찢어지는 부작용도 존재한다.(...)

3.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제재의 우회로

미국 정부가 중국을 상대로 반도체 기술 규제의 칼날을 겨누자, 중국 정부와 거대 IT 기업(알리바바, 텐센트 등)은 미국의 지적 재산권 손길이 닿지 않는 RISC-V에 전사적인 역량을 때려 박기 시작했다. 라이선스 침해 리스크 없이 독자적인 고성능 CPU를 찍어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비상구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안보 패권을 둘러싼 기술 전쟁의 한복판에 본의 아니게 강제 소환당하는 독특한 정치적 포지션을 획득했다.2

4. 관련 밈 및 드립

4.1. ARM 킬러 (ARM Killer)

ARM 홀딩스가 스마트폰 AP 시장 독점을 무기로 매년 말도 안 되는 특허 소송을 제기하고 수수료 인상 협박을 시전할 때마다, 빡친 제조사들이 '에라 모르겠다 리스크 파이브로 이민 간다'고 팻말을 흔드는 현상을 일컫는 말. 실제 저가형 마이크로컨트롤러 시장부터 시작해 IoT 영역에서는 이미 상당 부분 실현되었다.

4.2. 스위스 망명 (Switzerland Asylum)

본래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던 RISC-V 재단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수출 통제 정책 때문에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회원사들의 활동이 제한될 위기에 처하자, 협회 본사를 스위스로 홀연히 이전해 버린 역사적 해프닝. '오픈소스는 정치적 외풍을 타지 않는다'는 중립국의 간판을 걸기 위한 피눈물 나는 서커스였다.

5. 여담

  • V(Five)의 유래: 버클리 대학에서 수행한 전설적인 네 차례의 RISC 연구 과제들에 이어 진행된 다섯 번째 프로젝트(RISC-V)라는 점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5세대 아키텍처라는 자부심이 듬뿍 담겨있다.
  • 안드로이드 공식 1티어 지정: 구글이 의외로 RISC-V 생태계에 진심인 모습을 보이며, 모바일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Android)의 공식 지원 최우선 아키텍처 목록에 RISC-V를 편입시켰다. ARM의 목줄을 죄기 위한 최고의 히든카드인 셈이다.
  • 웨스턴 디지털의 대탈출: 저장장치 제조사로 유명한 Western Digital(WD)은 자사의 SSD 및 HDD 컨트롤러에 들어가는 CPU 코어를 전부 RISC-V 기반으로 교체하여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단일 규모의 RISC-V 상용화 실적을 올렸다.

6. 관련 문서

각주

  1. 실제로 규격 사양서만 덜렁 존재하기 때문에, 하드웨어 부팅부터 리눅스 커널이 정상적으로 부팅되게 하기 위한 주변 장치 드라이버는 개발자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혹사를 치러야 한다.

  2. 이 정치적 충돌을 우려하여 RISC-V 재단은 아예 본부를 스위스 법인으로 정식 재편성하는 첩보 영화 같은 무빙을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