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U

"모든 연산과 제어를 통제하는 컴퓨터 시스템의 유일무이한 절대적 중추"

— 컴퓨터 공학 개론 및 마이크로아키텍처 교과서 제1장

"겨울에는 방 안을 훈훈하게 만들어주는 난방기로, 여름에는 누전차단기 킬러로 변신하는 뜨거운 녀석" 성능 쥐어짜 보겠다고 뚜껑 땄다가 코어가 바스러지면 눈물도 안 나온다.

1. 개요

중앙 처리 장치(Central Processing Unit, CPU)는 컴퓨터의 모든 연산과 제어를 담당하는 핵심 하드웨어이다. 인간으로 치면 뇌에 해당하며, 컴퓨터 공학을 배우는 학부생들에게는 지옥의 3학기 연쇄 과목인 컴퓨터 구조와 운영체제의 최종 보스이기도 하다. 현대 컴퓨터 시스템의 모든 명령은 결국 이 CPU라는 아주 미세한 물리적 공간 안에서 처리되며, 수십억 개의 트랜지스터들이 초당 수십억 번 온오프 신호를 주고받는 초미세 연금술의 장관(...)이 펼쳐진다.

2. 폰 노이만 구조와 CPU의 일생

CPU가 일을 하는 과정은 의외로 단순무식하다. 명령어 인출(Fetch), 해독(Decode), 실행(Execute), 쓰기(Writeback)의 무한 루프다. 이를 폰 노이만 구조라고 부르며, 현대 범용 컴퓨터의 99%는 이 루프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이 과정을 빠르게 하려고 클럭 주파수를 무식하게 올렸더니 불타올랐다는 점이다. 결국 싱글 코어 클럭 경쟁이 클레이 모어급 발열로 장벽에 부딪히자, 제조사들은 멀티 코어(Multi-Core)라는 꼼수를 부려 코어 개수만 무진장 늘리기 시작했다.1 덕분에 개발자들은 멀티스레드 프로그래밍이라는 새로운 탈모 유발 지옥을 맛보고 있다.

3. x86과 ARM의 영원한 맞수

데스크톱과 서버를 지배하는 CISC(Complex Instruction Set Computer) 진영의 x86 아키텍처와 모바일 및 저전력 기기를 지배하는 RISC(Reduced Instruction Set Computer) 진영의 ARM 아키텍처는 수십 년째 밥그릇 싸움을 벌이고 있다. 무겁지만 막강한 성능의 x86은 인텔과 AMD가 특허 장벽을 쌓고 꽉 쥐고 있으며, 얇고 가벼우며 배터리가 오래가는 ARM은 애플 실리콘(M1)이나 퀄컴 스냅드래곤 등이 채택하며 시장을 완전히 양분했다. 최근에는 오픈소스 진영의 RISC-V가 호시탐탐 이 구도를 깨부수기 위해 독기를 품고 대기 중이다.(...)

4. 관련 밈 및 드립

4.1. 외계인 고문

인텔이나 TSMC, AMD 같은 반도체 제조 기업들이 갑자기 압도적인 미세 공정 전환이나 성능 향상을 이루어내면 누리꾼들이 드립 삼아 날리는 말이다. 실상은 연구원들의 피, 땀, 눈물, 그리고 주말과 영혼을 무자비하게 갈아 넣은 인적 자원 착취의 결과물이다.(...) 특히 미세 공정이 3nm, 2nm 영역으로 접어들면서 진짜로 물리 법칙 한계에 부딪혀 외계인의 생명 안전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4.2. 보안 패치는 성능 하락으로 때운다

인텔의 스펙터(Spectre)와 멜트다운(Meltdown) 보안 게이트 이후에 정착된 뼈 때리는 유행어. 하드웨어 설계적 결함으로 인해 운영체제 단에서 우회 패치를 적용해야 하는데, 이 우회 패치라는 것들이 하나같이 CPU의 핵심 연산 효율을 깎아 먹는 방식이다.(...) 산 돈보다 성능이 떨어지는 기적의 마술을 목격한 유저들의 피눈물 섞인 조롱 밈이다.

5. 여담

  • 모래로 만드는 연금술: CPU의 주원료는 규소(Silicon), 즉 흔하디흔한 모래다. 모래를 녹여 고순도 실리콘 잉곳을 만들고 얇게 썰어 웨이퍼로 만든 후, 수십억 개의 트랜지스터를 회로로 그려 넣는 인류 공학의 결정체다.
  • 버그 하나에 5억 달러: 1994년 인텔의 펜티엄 프로세서에서 소수점 나눗셈 오류가 발생하는 FDIV 버그가 터졌다. 일반인은 평생 마주칠 일 없는 나노 단위의 오차였으나, 분노한 공학자들의 리콜 요구로 인텔은 결국 4억 7,500만 달러를 날려야 했다.2
  • 뚜따 오버클럭: 과거 일부 하이엔드 오버클러커들은 CPU 내부의 열 전달을 극대화하기 위해 CPU 코어 뚜껑을 강제로 따고(뚜따) 납땜 대신 액체 금속(리퀴드 메탈)을 바르기도 했다. 손이 미끄러지면 즉시 수십만 원짜리 쓰레기가 되는 스릴 만점의 작업이다.

6. 관련 문서

각주

  1. 실제로 고도로 병렬화된 코드를 짜는 것은 매우 어렵기 때문에, 대부분의 프로그램은 여전히 1번 코어만 죽어라 갈구고 나머지 코어는 노는 '싱글스레드 지옥'에 빠져 있다.

  2. 이 사건 이후 반도체 제조사들은 하드웨어 출시 전 정밀 검증에 목숨을 걸게 되었다. 칩 한 번 다시 인쇄하는 데 들어가는 마스크 비용이 상상을 초월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