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M
The Architecture for the Digital World (디지털 세상을 위한 아키텍처)
— ARM Holdings 브랜딩 슬로건
직접 반도체 칩을 한 개도 만들지 않으면서 전 세계 모바일 생태계의 빨대를 꽂아 폭리를 취하는 비즈니스의 화신. 독점을 횡포 부리다가 빡친 엔비디아와 퀄컴이 다른 데 눈 돌리는 중1
1. 개요
영국의 반도체 설계 자산(IP) 전문 기업인 ARM 홀딩스에서 설계하는 RISC 계열의 CPU 명령어 집합 아키텍처(ISA). 피처폰 시절부터 다져온 압도적인 저전력 기술력으로 스마트폰 AP 시장의 99%를 장악했으며, 최근에는 애플 실리콘의 대성공으로 인해 성능마저 데스크톱 x86 제품군을 상회하기 시작하며 PC 및 서버 시장의 판도까지 완전히 뒤흔들어 놓고 있다.(...)
2. 팹리스도 아닌 'IP 라이선스' 비즈니스
ARM의 가장 기묘한 특징은 반도체 공장을 짓지도 않고, 실물 반도체를 한 개도 직접 팔지 않는다는 점이다. 오로지 설계도면(IP)만 그려서 삼성전자, 애플, 퀄컴 같은 반도체 거물들에게 라이선스 비용과 로열티만 받아 챙긴다. 칩 제조사들이 미세 공정 수율 하락과 공장 건설비 폭증으로 피를 흘리며 싸울 때, 홀로 상왕처럼 군림하며 안전하게 돈을 뜯어가는 기적의 창조경제 구조를 완성했다.(...)
3. 빅리틀(big.LITTLE)과 저전력 신화
고성능 연산이 필요할 때는 돼지처럼 전기를 처먹는 빅(big) 코어를 돌리고, 평상시에는 밥을 쥐꼬리만큼 먹는 저전력 리틀(LITTLE) 코어만 켜서 대기 상태를 유지하는 비대칭 코어 구성(Heterogeneous Multi-Processing)의 선구자다. 이 기술력 덕택에 스마트폰 배터리가 하루 이상 버틸 수 있게 되었고, 나아가 발열 관리가 최우선인 울트라북 마켓에서 x86 계열의 인텔 칩셋을 완전히 학살하는 쾌거를 거두었다.2
4. 관련 밈 및 드립
4.1. M1 쇼크 (Apple Silicon Shock)
애플이 ARM 아키텍처 기반으로 직접 설계한 M1 칩을 탑재한 맥북을 출시했을 때 업계가 받은 충격. 경쟁사 노트북들이 쿨링팬을 굉음 수준으로 돌리며 땀을 뻘뻘 흘릴 때, 팬조차 달리지 않은 맥북 에어가 배터리만으로 영상 렌더링을 떡 치는 모습을 보여주자 인텔 주가가 폭락하는 등 하드웨어 씬 최고의 혁신으로 회자된다.
4.2. 인텔 맥북 이륙 굉음
ARM 기반 맥북이 출시되기 전, 인텔 CPU를 탑재했던 구형 맥북들이 사파리 창 몇 개만 켜도 선풍기 이륙 소리를 내며 뜨겁게 달아오르던 시절을 비꼬는 드립. 겨울철 손난로로 아주 유용하게 쓰였다며 뼈를 때리는 풍자가 일품이다.
5. 여담
- Acorn 컴퓨터에서 탄생: 원래는 영국의 'Acorn Computers'라는 조그만 교육용 PC 회사에서 만든 CPU였다. 당시 애플이 뉴턴 메시지 패드에 쓸 칩을 찾다가 에이콘 사와 조인트 벤처를 설립한 것이 ARM의 위대한 역사의 시작이다.
- 소프트뱅크의 인수 및 엔비디아 매각 불발: 2016년 손정의 회장의 소프트뱅크가 약 35조 원에 통째로 인수했으나, 이후 자금 수혈을 위해 엔비디아에 매각을 시도했다. 하지만 전 세계 규제 당국과 경쟁사들의 격렬한 독과점 반대로 매각이 불발되어 사상 초유의 반도체 동맹이 무산되는 해프닝이 있었다.
- RISC-V라는 부메랑: ARM이 최근 들어 라이선스 비용 산정 기준을 '칩 가격 기준'이 아니라 '완제품 디바이스 가격 기준'으로 올리겠다는 막장 행보를 보이자, 야마가 돈 업계 주체들이 오픈소스인 RISC-V로 대거 망명길을 개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