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86

The industry standard architecture (업계 표준 아키텍처)

— x86 진영의 수호자 인텔 기술 문서 단골 멘트

40년 전에 개발된 IBM PC DOS 프로그램이 아직도 코어 i9 CPU에서 잘 돌아갑니다. 그리고 그 하위 호환성을 유지하기 위해 칩 내부는 누더기 괴물이 되었습니다. 성능 쥐어짜느라 전력 소비량과 발열이 폭발해서 방 안에 미니 보일러를 들여놓은 것 같다1

1. 개요

인텔이 1978년에 발표한 8086 마이크로프로세서에서 기원한 CISC 계열의 명령어 집합 아키텍처(ISA). IBM PC의 독점 탑재를 시작으로 전 세계 PC 플랫폼 시장을 수십 년간 지배해 왔으며, 현재도 게이밍 PC와 고성능 서버 시장의 핵심 뼈대 역할을 맡고 있다. 그러나 수십 년 묵은 하위 호환성 유지라는 저주와 경쟁 구도 속에서 아키텍처 자체가 무지막지하게 비대해져 비효율을 낳고 있다는 지적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2. 하위 호환성을 향한 광기 어린 집착

x86의 최고 장점이자 단점은 바로 하위 호환성이다. 최신 인텔 CPU로 부팅을 시도해도, 부팅 직후 단 몇 마이크로초 동안은 1978년에 출시된 8086 칩처럼 동작하는 리얼 모드(Real Mode) 상태로 켜진다. 이후 32비트 모드를 거쳐 64비트 모드로 순차 승격하는 부팅 절차를 밟아야 한다.(...) 옛날 프로그램을 그대로 돌릴 수 있다는 강박적인 신념 하나 때문에 불필요한 고대 트랜지스터 유산들을 칩 안에 항상 박아두는 노가다를 계속하고 있다.

3. 인텔이 설계하고 AMD가 확장하다 (AMD64의 지배)

64비트 시대가 도래하자 인텔은 자만심에 가득 차 x86을 버리고 '아이타늄(Itanium)'이라는 완전히 새로운 아키텍처로 넘어가려 했다. 그러나 호환성이 개판이라 시장에서 처참하게 외면받았다. 그 틈을 타 라이벌인 AMD가 x86을 훌륭하게 하위 호환하면서 64비트로 확장한 AMD64(x86-64) 설계를 발표했고, 시장을 완벽히 점령해 버렸다. 결국 자존심 강한 인텔조차 AMD가 수립한 64비트 규격을 역라이선스 받아 칩을 제작하는 촌극을 빚으며 오늘날에 이르렀다.2

4. 관련 밈 및 드립

4.1. 사골 공정 (14nm ++++++)

인텔이 10nm 공정 전환에 잇달아 실패하자, 기존 14nm 미세공정을 벼려내고 또 벼려내며 사골 곰탕 우리듯이 재활용했던 역사를 비꼬는 밈. 매년 '공정을 미세화했다'고 발표하지만 사실상 클럭 속도만 억지로 밀어 올려 발열과 전기 소모만 폭증했던 암흑기를 대변한다.

4.2. 불도저 (AMD의 흑역사)

과거 AMD가 야심 차게 출시했으나 성능이 싱글 코어 기준 처참하게 박살 나며 자사 CPU로 포크레인이나 불도저를 운전해야 마땅하다며 조롱받던 드립. 이 불도저 사태로 AMD는 파산 직전까지 갔다가 리사 수(Lisa Su) 박사의 취임과 젠(Zen) 아키텍처 출시로 극적인 역전 만루홈런을 쳤다.

5. 여담

  • 특허권의 수렁: x86 특허는 인텔과 AMD가 아주 끈끈하게 양분하여 서로 교차 라이선스를 맺고 있기 때문에, 제3의 기업이 x86 라이선스를 새로 취득하여 PC용 호환 CPU를 만드는 것은 법적으로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 명칭의 유래: 8086, 80186, 80286, 80386, 80486 등 초창기 인텔 CPU 모델명들의 끝자리가 항상 '86'으로 끝나는 것에서 유래해 대중적으로 x86이라는 통칭이 정착했다.
  • x86S 프로젝트: 인텔 역시 켜켜이 쌓인 유물들이 지긋지긋했는지, 16비트와 32비트 레거시 코드를 하드웨어 수준에서 아예 도려내고 오직 순수 64비트 모드로만 바로 켜지는 'x86S(x86 Simplified)' 사양을 업계에 제안하기도 했다.

6. 관련 문서

각주

  1. 최신 하이엔드 게이밍 PC는 풀 로드 시 CPU 소모 전력만 300W에 육박하며, 커스텀 수랭 쿨러 없이는 온도를 제어할 수 없는 막장 스펙으로 치닫고 있다.

  2. 이 복잡하게 꼬인 법적 권리관계 덕분에 인텔이 망해도 AMD가 마음대로 x86 특허를 독점할 수 없고, 반대로 AMD가 망해도 인텔이 독자 생존하기 까다로운 일종의 상호확증파괴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